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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중소 시골 도시인 문경 점촌은 오랜 기간 동안 석탄 광산으로 유명하다가 최근 사과, 오미자 그리고 약돌 돼지, 한우등 특산물과 문경새재 관광지 및 사극 촬영장소로 유명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지역적으로 경북의 끝자락 산골이라는 위치 때문에 한적하고 아담한 소규모 도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심이라고 하기엔 많이 부족한 도시였다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최근 관광지로 각광받고 체육부대가 들어오면서 젊은 인구들이 유입이 되어서인지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작년쯤 해외에서 오신분들이 있으셔서 검색을 통해 이탈리아 음식점을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작은 음식점이었지만 의외로 제대로 된 파스타와 피자들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혹시 정통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을까 검색을 해보니 웻에이징을 한 숙성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곳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문경새재 관광지쪽이 아닌 문경시청이 있는 도심인 점촌에 위치한  오스테리아 도노라는 이탈리아 음식점입니다. 오스테리아 라는 이름을 한글로 봤는데 발음이 비슷해서 오스트리아에서 음식을 배워오셨나 했습니다. 그런데  A 가 아니라 O로 시작하는 스펠이네요. 알아보니 이탈리아어로 캐주얼한 음식점이라는 의미가 있는 듯합니다. 

오스트리아 도노는 주차장이 별도로 없는 작은 도로 변에 있습니다. 외관은 깔끔하고 깨끗하게 흰색으로 칠해진 벽과 청회색 입구가 눈에 띄는 단독 건물로 되어 있습니다.

식당 안은 넓게 자리 잡은 테이블들이 있고 주방이 완전 오픈형이라 조리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인테리어는 우드를 주제로 한 것 같은 편안한 오크색으로 되어 있는 테이블과 주방 그리고 천장까지 통일화시켜서 안정감과 편안함을 주는 느낌입니다.

메뉴판입니다. 애프타이저와 파스타 스테이크 드링크로 분류되어 있고 파스타가 메인인것 같네요. 다양한 종류의 파스타가 준비되어 있고 붉은색으로 별표 되어 있는 메뉴들이 이 음식점의  추천 메뉴라고 합니다.  인터넷 후기로 봤을 때 애피타이저로 트리플 감자튀김을 많이 주문하는 것 같고 파스타로 는 새우비스큐파스타, 라고 볼로네제 파스타가 추천 메뉴인 것 같네요. 그리고 트러플 감자 크림뇨끼가 추천메뉴입니다. 

 

저는 스테이크가 그리웠기 때문에 채끝 등심 스테이크가 추천 메뉴에 들어 있는것이 무척 반가웠습니다. 드링크류는 제로코크가 있어서 고민하지 않고 제로코크로 선택이 되네요.

우선 스테이크만 먹기 조금 아쉬울것 같아서 애피타이저 개념으로 많은 분들이 후기를 남긴 트러플 감자 크림 뇨끼를 주문해 봤습니다. 뇨끼는 파스타의 한종류라가 하는데 저는 처음 먹어보게 되었습니다. 감자로 만든 경단모양의 파스타가 쫄깃하면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낸다고 하네요. 우선 오스테리아 도노의 뇨끼는 떡볶이 떡을 구워서 올려놓은 듯한 모양이고 크림과 치즈가 함께 녹아 있는 소스에 올려져 있습니다. 그 위에 뭔지 잘은 모르겠지만 작은 칩들이 부려져 있습니다.

트러플향이 아주 진하게 나면서 뇨끼를 떠서 들어올리니 모차렐라 치즈가 늘어나는 것처럼 늘어나는 치즈도 보이고 생크림의 고소한 향도 나는 게 뇨끼를 처음 먹어보는 저로써는 이래서 뇨끼를 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트러플 감자 크림 뇨끼는 가격이 꽤 나가는데 한 접시에 18,500원입니다. 가격은 지방에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이라고 하기엔 저렴하지 않지만 맛과 풍미 그리고 음식의 질을 따진다면 비싸지 않은 가격인 듯합니다. 하지만 가볍게 접근하기엔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들긴 합니다. 여기에 바게트 빵 두 조각도 함께 나오는데 딱딱하다고 하셔서 뇨끼의 크림소스에 찍어서 먹으니 맛있었습니다. 약간 퐁듀를 먹는듯한 느낌도 났습니다. 

이곳 오스테리아 도노라는 음식점을 검색해서 방문한 이유인 메인 디쉬인 스테이크가 나왔습니다. 저는 250g짜리를 주문했습니다. 스테이크는 채끝 등심 부위이고 미국산입니다. 보통 저렴한 스테이크는 부채살 부위를 많이들 쓰는데 소고기 중에서 적당한 지방과 연한 부위인 채끝을 사용해서 스테이크를 만들었다고 하니 기대가 됩니다.

 

소고기는 당연히 한우는 아니고 미국산입니다. 그리고 스테이크는 그램별로 가격이 다르네요. 미국에서도 온스 별로 스테이크의 가격이 다르게 되어 있는데 이렇게 그램별로 가격을 차별화해 둔 곳이 있다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스테이크는 특별히 웻에이징으로 숙성을 한 고기를 사용해서 풍미와 부드러움이 높을 것으로 생각되네요. 한때 스테이크 조리에 관심이 있어서 이런저런 스테이크 조리방법을 본 적이 있는데 드라이 에이징과 웻에이징 두 종류로 숙성을 한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 왠지 무척 기대가 되는 스테이크입니다.

가니쉬로는 버섯, 구운 감자, 와인소스, 홀그레인 머스터드가 제공되고 굽기는 기본이 미디엄으로 나온다고 되어 있습니다. 보통은 스테이크를 주문할 때 굽기 정도를 물어봐 주시는데 주문할때 따로 물어봐 주시지 않아서 잊어버리고 있었네요. 접시가 아주 뜨겁다고 조심하라고 하면서 먹는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우선 컷팅되어 있는 고기를 먼저 맛보고 홀그레인과 함께 마지막은 와인소스와 함께 먹어보라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시네요. 아주 기본적인 스테이크로 화려한 데코는 없는 메뉴입니다. 어쩌면 그만큼 군더더기 없이 고기맛에 자신이 있다는 말이기도 할 것 같네요.

잘린 고기를 봤는데 우와... 이건 최적의 굽기와 육즙이 그냥 말이 필요 없습니다. 스테이크를 아무런 소스 없이 본연의 맛을 느껴 보기로 했습니다. 한입 먹어봤는데 부드럽고 감칠맛이 폭발하면서 육즙이 고소한 초근 먹어본 가장 완벽한 스테이크입니다. 이미 간이 잘 되어 있어서 고기의 풍미와 맛을 느끼고 줄기에 더할 나이 없습니다. 아마도 고기의 맛을 즐기면서 먹기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추천하는 먹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고기는 엄청 부드러워서 입안에 넣고 몇 번을 씹으면 걸리는 것 없이 부드럽게 넘어갈 정도가 되네요. 홀그레인을 함께 먹으면 약간 짜다는 생각이 들고 와인소스를 찍어서 먹어보면 살짝 시고 달고 한 맛이 나서 저는 그냥 아무것도 얹지 않은 그대로 먹는 게 가장 맛있었습니다. 가니쉬도 맛있었는데 살짝 가니쉬가 부족한 듯한 느낌이 있습니다. 가격은 채끝으로 만든 스테이크기에  38,000원은 이해가 되는 가격이지만 캐주얼한 시골음식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가격보다는 조금 넘어선 느낌이 있긴 합니다. 하지만 맛으로 모든 걸 평하게 만드는 음식과 가격입니다.

시골 중소도시라고 살짝 무시와 걱정을 했었는데 이런 제대로 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게 정말 기분이 좋네요. 특히 관광지가 아니라 소도심에서 이런 음식점이 유지가 된다고 생각하니 이젠 대도시나 중소 도시나 할 것 없이 평균적인 삶의 질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무조건 스테이크를 먹고 싶다면 추천할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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